내가 나라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고 강제적이어서 누구도 피할 수 없다. 모두가 확실한 나다. 지구상에는 60억의 내가 있다. 역사적으로는 지금까지 몇천 억, 몇천 조, 몇천 경의 내가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유전자는 계승되지만 나는 계승되지 않는다. 태어나 죽으면 끝이다. 누구에게 양보할 수도 없고 누구와 교환할 수도 없다. 이를 신비롭다 해야 할지 당연하다 해야 할지. - 지은이 후기 「마치며」에서
그림을 본다는 것은 즐기는 것이다. 미묘한 느낌을 맛보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화가의 위치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림을 맛있게 맛볼 수 있다. 화가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다. 단순히 화면의 구성만으로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 몇 번씩 반복하면서 차츰 화가에게 가까이 다가갈 때 비로소 그 느낌을 맛볼 수 있다.
지금은 어른이 되었지만, 어린애가 머릿속 어딘가에 지금도 납죽 앉아 있다. 그러다 문득 머리 밖으로 나오는 일이 있다. 처음에는 돈에 관한 의문이었다. 어렸을 때 나는 돈의 존재 자체가 불합리하다고 느꼈고, 이해할 수 없었다. 가난했던 탓도 있었을 것이다. 가게에는 쌀과 채소와 고기가 있는데, 돈이 없으면 손을 내밀 수 없다. 뭐지, 대체 돈이라는 건. - 지은이 후기 「마치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