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은 즐기면서 읽어야 하는 것이다. 어떤 소설이 독자에게 즐거움을 주지 않으면, 적어도 그 독자에게는 무가치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모든 독자는 그 스스로 가장 뛰어난 비평가다. 왜냐하면 무엇이 즐겁고 무엇이 즐겁기 않은지 아는 사람은 독자 자신밖에 없기 때문이다. - 서머셋 모옴
이 작품은 내가 인물보다 이야기를 소설의 출발점으로 삼아 쓴 유일한 소설이다. 인물 간의 관계와 줄거리를 설명하기란 어렵다.
진공 상태의 인물은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는 법이다. 일단 인물을 먼저 설정하고 나면 그가 어떤 상황 속에서 뭔가를 하는 모습을 떠올릴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등장인물과 그의 주된 행동만큼은 동시에 발휘된 상상력의 결과물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이야기에 맞게 등장인물들이 선택되었기 때문에 나는 점진적으로 캐릭터들을 발전시켰다. 그들은 내가 오랫동안 각기 다른 상황에서 알고 지내 온 사람들을 재료 삼아 탄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