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낯선 곳에서 나를 발견하는 일, 여행
낯선 장소에서 모국어라는 갑옷을 입지 않은 나를, 이 사회의 시스템에 대해서 아는 것 하나 없는 나를, 마치 어린아이나 촌뜨기로 돌아간 것 같은 나를 발견한다. 결국, 길게는 20시간씩 비행기를 갈아타고 몇 달 치 생활비를 며칠 만에 탕진하고 낯선 숙소에서 외로움과 두려움에 벌벌 떨며 입맛에 맞지 않는 음식에 눈물을 흘리고 사기꾼과 호객꾼에게 당하고 온종일 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걸어 다니는 이 모든 비이성적이고 비효율적인 일들을 통해 내가 이역만리 타국에서 찾게 되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이다. 그러므로 여행이란 건 ‘가장 먼 곳에서 나를 발견하는 일’이다. 좋든 싫든 그것이 나다. 그게 ‘진정한 나’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나 자신의 일부인 것은 확실하다. 그리하여 여행이 끝날 때마다 나는 같은 사람인 채 다른 사람이 되어 돌아온다. 그건 미처 기대하지 못했던 보너스 같은 것이다. - 프롤로그 '나는 왜 여기까지 왔단 말인가
'
하찮은 일들이 쌓이고 쌓여서 인생이 된다는 것. 하찮아 보여도 그게 인생이라는 것. 그 하찮음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인생이 즐거워질 수도 비참해질 수도 있다는 것. 그런 것들을 나는 살아가면서 배웠다. 그래서 그런 일들에 대해 쓰고 싶었다. 그런 일들에 대해 쓴 것들을 모으니 온전하게, 나답게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한 사람의 인생이 보인다고 했다. 그래서 이런 제목의 책이 되었다. - 프롤로그 - 나답게 산다는 것
이 책을 쓸 때의 나는 그런 생각을 했다. 우리의 삶은, 우리 삶의 전체적인 모습과 방향은 매일매일의 작고 사소한 것들에 의해서 좌우되는 것이 아닐까. 오직 작고 사소한 것들만이 우리 삶의 진실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오직 그것들을 통해 삶은 변화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사람은 언제나 말이 아니라 행동을 통해서, 사고가 아니라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서 자기 삶의 진실을 드러낸다고 믿는다. 그래서 나는 그런 작고 사소한 것들에 대해서 잔뜩 썼다. 내가 쓰고 싶은 것들과 내가 쓸 수 있는 유일한 것들에 대해 썼다. 진심을 가득 담아 썼다. - 개정판을 내며 <느슨한 연결의 위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