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무엇보다도 제가 작가이기 때문에 환경운동에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문학이 찬탄의 대상이던 시절, 그런 시절의 문학이 제게 가르쳐 준 것은 어떤 경우라도 작가는 당하는 자의 편에 서야 하고, 진실을 묵살하고 이익을 얻으려는 자들의 폭력에 저항하고 그들이 감추려는 진실을 드러내라는 것이었습니다.
신자유주의의 세계지배 속에서 또하나의 식민지 주민으로 전락한 민중도 여전히 사회적 약자이지만 오늘 말없이 능욕을 당하는 대상은 아무리 생각해도 '자연'이고, 자연에 폭력을 일삼는 힘은 지금보다 더 풍요롭게 살아야 한다고 부추기는 주류상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달리 말해 그 자기파멸적인 상식에 편승해 탐욕을 채우는 정치 권력자들과 자본 권력자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게 환경운동은 그런 거칠고 조악한 힘들에 의해 비천해지고 무너져 내리는 인간의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는 일과 다른 일이 아니었습니다. 저를 그나마 이 정도 사람으로 만들어준 문학에 진 부채를 갚아야 한다는 개인적인 강박관념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