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7년 서울에서 출생한 김상진 감독은 휘문고, 한양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강우석 감독 아래에서 조감독 및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며 영화이력을 시작했다. <누가 용의 발톱을 보았는가>, <미스터 맘마>, <마누라 죽이기> 등의 작품에 참여한 그는 상업적인 감각에 있어서는 한국 최고였던 강우석 감독에게서 '재미있는 영화'에 대한 신념을 배우게 된다.
감독 데뷔작은 하루 아침에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 100억원이 자신의 통장에 입금되어 돈벼락을 맞는 백수건달의 이야기를 담은 <돈을 갖고 튀어라>인데, 박중훈의 원맨쇼에 가까운 코미디 연기가 힘을 발휘해 흥행에도 성공하게 된다. 96년에 연출한 <깡패수업>은 코미디보다는 액션이 강화된 작품이었고, 98년 강우석 감독으로부터 바통을 넘겨받아 <투캅스 3>을 연출하였다. 남성들의 대결구도에 여성이 양념으로 들어갔던 1, 2편과는 달리 여자 형사가 남자 형사와 콤비를 맞추었지만 전작들이 동원한 흥행 기록에는 미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99년에는 주유소를 무대로 펼쳐지는 코믹하고 통쾌한 이야기 <주유소 습격사건>으로 대성공을 거둔다. 4명의 개성 강한 남자들이 이유 없이 주유소를 점거하면서 벌어지는 희한한 사건들을 보여준 '캐릭터 코미디'로 통쾌하게 웃고 가볍게 즐기기 위해 만들어진 이 작품은 단숨에 한국영화흥행기록 3위에 오르면서 '관객을 즐겁게 한다'는 김상진 감독의 신념을 가장 확실하게 실현시켜 주었다. 이후에도 <신라의 달밤>, <광복절특사>, <귀신이 산다> 등 가볍게 보고 즐길 수 있는 오락성이 강한 영화들을 주로 연출한 김상진 감독은 한국 코미디 영화계의 대표 감독으로 손꼽히는 신뢰성있는 감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