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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오진엽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69년, 대한민국 전라북도 전주

직업:시인 전동차승무원

최근작
2024년 7월 <순창시장 참기름 집>

오진엽

1969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났다. 2006년 제14회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일과시’ 동인이며 현재 지하철 1호선 전동열차 승무원으로 일하고 있다. 펴낸 시집으로 『아내의 시』(갈무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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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순창시장 참기름 집> - 2024년 7월  더보기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손이 갈퀴가 되도록 논밭에서 뒹굴어도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던 무능한 아버지. 그런 아버지 때문에 육성회비 제때 한번 내지 못한 저는 아버지를 참 많이 원망했습니다. 밀린 육성회비 고지서 들고 어깃장 부리면 차라리 늬 에미를 내다 팔라는 공갈에 맞서 어머니라도 내다 팔고 싶었던 궁색한 등굣길. 돈 안 되는 농사를 일찌감치 그만두고 공장에 다니던 아버지를 둔 덕에 육성회비 밀리지 않던 또래 친구들이 부러웠습니다. 그런데 평생 흙만 파먹고 사실 줄만 알던 아버지도 어느 날 결국 벽돌공장 잡부로 나섰습니다. 그러나 당장 육성회비 걱정 없을 생각에 탱탱볼처럼 통통 튄 제 마음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일이 서툴러 혹여 일감이 떨어질세라 벽돌공장 사장에게 전화기 들고 조아리던 아버지를 보고야 말았습니다. 그 모습이 낯설었습니다. 제가 아는 아버지는 절대 남 밑에 들어가서 일할 성정을 지니신 분이 아니었습니다. 없이 살아도 남 앞에 평생 굽실거리지 않았던 아버지였습니다. 그러던 아버지가 결국은 고개 수그리며 기꺼이 자신을 낮춘 건 순전히 집안 형편 아랑곳없이 덜컥 대학에 붙어버린 형과 철부지인 제 탓인 것만 같아 우울했습니다. 이제 저도 그때 아버지 나이가 되어보니 적당히 타협하면서 비굴해질 때가 참 많습니다. 그저 정해진 주로를 벗어나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며 채찍에 순응하는 경주마처럼 살아갑니다. 식구들 볼모로 잡힌 핑계로 부당함을 보고도 힘껏 뒷발질 한번 못하고 눈치껏 살아가면서 그때 그 아버지 마음을 미루어 짐작합니다. 시골집 안방 벽에 옷걸이 대용으로 쾅! 박힌 못은 아버지와 참 많이 닮았습니다. 정수리 불똥 튈 때마다 훌쩍 튕겨나가고픈 맘 꾹꾹 박아 넣었을 아버지. 평생 덜미를 붙잡힌 채 궂은 못질 쩡쩡 견뎌왔을 아버지. 그 아버지가 이제는 허리를 못 쓰고 시골집 아랫목에 꾸부정 박혀 있습니다. 녹슬고 구부러진 못 그 한 몸에 온 식구가 무거운 겨울 외투처럼 매달려 살았음을. 아버지를 뵙고 오는 길 가슴에 대못 하나 아프게 박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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