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꽁꽁 숨겨져 있는 어린아이가
더 이상 아프지 않기를
내 속에는 말을 걸어 주고, 관심 받고 싶어 하는 어린아이가 살고 있습니다. 그 아이는 아무렇게 한 끼 때우기 위해 라면을 끓일 때, 도서관에서 엄마 아빠와 함께 책을 읽는 아이를 볼 때, 나들이 가는 행복한 가족의 모습을 볼 때 ‘쑥’고개를 내밉니다.
“울 집이 산산조각 날까 봐 불안하고 무서워.”
“나 때문에 엄마 아빠가 싸우는 거 같아 미안해.” 하며 울어 댑니다.
난 그 아이를 달래 주고 싶지만, 어떻게 달래 줘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울지 마. 원래 어른들도 실수하고, 부족해.”라고 설명해 줍니다. 그래도 훌쩍훌쩍 눈물을 그치지 않습니다. 가슴에 통증이 느껴집니다. 괜히 그 아이가 밉습니다.
“지금 바빠. 해야 할 일이 쌓여 있다고. 그만 징징거려.”
화도 내 보고, 마음 저 구석에다 가둬 두고 나오지 못하게 합니다. 때론 미안한 마음에 아이가 먹고 싶다는 떡볶이, 쫄면, 라면, 과자, 사탕을 잔뜩 먹게 해 줍니다. 두툼해진 뱃살, 퉁퉁 부은 얼굴로 이를 닦고 있는 거울 속 나를 발견하고는 더는 그 아이를 내버려 두면 안 될 거 같습니다.
그 아이가 내 안에서 더 이상 아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불안에 떨며 울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해맑게 웃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더는 먹는 것으로 위로 받으려 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웅크린 자리에서 일어나 세상 밖으로 씩씩하게 나와 당당히 목소리를 냈으면 좋겠습니다.
“근영아, 괜찮아, 괜찮아! 네 잘못이 아니야.”
이 책을 통해 부모의 다툼으로 상처 입은 어린이들 마음이 치유되길 기도합니다. 어른들 마음속에 꽁꽁 숨겨져 있는 상처 난 어린아이도 함께 치유되길 바랍니다. 훼손된 가정이 사랑과 화목으로 회복되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이 책이 나오도록 기도해 주시고, 힘 주신 분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 중랑천이 흐르는 상계동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