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서울 출생으로 한국외국어대학 노어과와 동 대학원 졸업. 모스크바국립대에서 문학박사 학위 취득. 여러 대학에서 러시아문학과 시베리아 관련 과목 강의. 한국-시베리아센터 책임 연구원, 인문학습원 ‘시베리아학교’ 교장 역임. 사할린 레지던스 작가 선정.
2008년 『문학사상』 신인상에 <두꺼비는 달빛 속으로>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 시작. 소설집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성벽 앞에서-소설가 G의 하루』, 『시베리아, 그 거짓말』과 공저 『선택』, 『1995』, 『큰 산 너머 별』 등이 있고, 산문집 『시베리아 이야기』, 역서 『모스크바에서 서울까지』, 『백학』 등이 있다. 대산창작기금, 아르코창작기금 수혜. 문학비단길작가상, 스마트소설박인성문학상 수상.
멀게만 있던 시베리아는 이제 활짝 열려 많은 사람들이 다녀오는 가까운 곳이 되었다. 나 개인으로선 시베리아를 만난 지 20년가량 되었다. 물론 실제 시베리아를 다니기 시작한 것은 10년 전쯤이다. 시베리아는 이런저런 기회를 주며 나를 불러들였다. 다녀올 때마다 많은 인상들이 선물처럼 주어졌다. 그러면서도 자주 부끄러웠다. 시베리아에 대해 얼마나 많이 알고 있을까, 늘 자신이 없었다. 그 앞에 조그마한 책 한 권을 내놓는다.
시베리아에 대한 책을 오래 전부터 구상해 왔다. 부채처럼 나를 짓누르던 시베리아. 그 사이 시베리아에 대한 유용한 책들이 세상 밖으로 많이 나왔다. 그 때마다 내가 쓰고자 했던 내용이 중첩되어 다시 구상을 바꾸었다. 많은 원고들이 그렇게 사라졌다. 그리고 내게 남은 시베리아에 대한 편린들을 〈시베리아 이야기〉라는 작고 소박한 제목 속에 넣어 독자 분들 앞에 선보이게 되었다.
우리와 가깝고도 먼 시베리아, 그 속의 사람들, 그리고 우리 역사의 흔적들이 있는 곳. 너무도 넓은 시베리아를 다 가볼 수는 없었다. 그래도 시베리아의 오지를 찾아다니며 이제는 수가 많이 줄어든 원주민들을 만날 때, 우리의 정서와 가치관이 비슷해 동질감을 느끼기도 했다.
책의 분량 때문에 많은 이야기들이 빠져 있다. 시베리아에 갈 기회가 생긴다면, 특히 가보지 못한 땅을 밟을 기회가 찾아온다면, 그 때는 보다 더 싱그럽고 생생하게 다가들 시베리아의 이야기가 찾아올 것이라 믿어 본다. 이렇게나마 책을 낼 수 있게 기회를 준 시베리아의 대지에 또 그 속의 많은 인연들에 감사하며 고개 숙인다.
어려운 시절에 기꺼이 책을 출간해주신 범우사 윤재민 대표님과 편집부원, 그리고 원고와 사진들을 정리 편집해주신 윤 디자이너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2019년 1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