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정답을 찾는 경주가 아니다. ‘5일 만에 배우는 단기 속성’ 예술성 강좌도 흥행 강좌도 없다. 쉽게들 입에 올리지만 그 뜻이 모호한 ‘예술성’도 ‘흥행’도 ‘재미’도 모두 상대적인 가치다. 여기에는 창작자와 소비자마다의 개인차가 존재하며, 시대에 따라 부침을 겪는다.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영화감독을 필두로 제작자, 시나리오작가 등 수많은 영화인들의 영화에 대한 ‘한마디’를 모은 책이다. 번역하면서, 내가 수없이 들은 문장을 다시 만나기도 했고 처음 보는 문장에 감탄하기도 했다. 어떤 말에 수긍하고 나면 곧이어 전혀 반대되는 주장이 등장하곤 한다. 이 책을 읽는 재미는 거기에 있다. 서로 다른 주장을 하는데, 그 말을 한 이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그 주장에 수긍이 간다. 하나의 정답 아래 줄서기를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자신의 정답을 찾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