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프랑스 문학을 공부했고, 프랑스 문학이 좋아 출판사까지 냈다. 다양한 프랑스 문학을 국내에 소개하려 노력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아니 에르노의 『사건』, 『젊은 남자』, 호르헤 셈프룬의 『잘 가거라, 찬란한 빛이여…』, 델핀 드 비강의 『충실한 마음』, 『고마운 마음』, 조르주 페렉의 『나는 태어났다』, 앙드레 지드의 『팔뤼드』, 파트릭 모디아노의 『기억으로 가는 길』등이 있다.
『젊은 남자』는 30여 년 전 작가 자신의 불법 임신중절 수술 경험을 다룬 『사건』을 쓸 수 있도록 이끈 ‘사건’을 다룬 텍스트로 이해할 수 있으며, 『세월』에서 몇 페이지에 걸쳐 언급한 이야기의 확장판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기억과 시간, 사랑과 글쓰기에 대한 아니 에르노 문학의 핵심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텍스트가 ㅤㅉㅏㄻ은 만큼 그 밀도 또한 대단히 높다.
우리가 아니 에르노를 읽는 이유는 작품 속 인물을 하찮은 가십거리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사적인 경험에서 출발한 독특한 글쓰기를 통해 우리의 삶을 돌아보는 데 있다. 더군다나 작가에게 이 ‘젊은 남자’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마들렌느’처럼 기억의 전달자이니, 우리 역시 텍스트 안에서의 ‘젊은 남자’가 맡은 역할을 이야기하는 것이 독자로서의 품위를 지키는 일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