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문화의 뿌리를 더듬다 보면, 꼭 한국 문화를 만나게 된다. 신의 이름이나 지명 등을 가리고 양국의 신화를 읽으면, 어느쪽 신화를 읽고 있는지 모를 정도로 비슷한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특히 하늘에서 강림한 천손이 나라를 세우고 그 시조가 되는 천손 강림 신화 구조에는 유사점이 많다. 그 때문인지 한국 신화의 전체적인 모습을 애매모호한 상태 그대로 두고, 비교의 재료로 삼는 일이 드물지 않았다.
한국 건국 신화의 주인공들은 하늘에서 내려온 궤나 알 속에서 모습을 나타낸다. 즉 난생 신화가 중심이 되고 있는데, 일본 신화에서는 직접 강림한다. 그 같은 차이도 적지 않다.
이 책을 읽으면 그러한 것들이 실마리가 되어 일본 신화가 잘 보일 것이다. 일반 독자들이 한국 신화의 전체적인 모습을 알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원문을 가능한 한 충실히 번역하는 한편, 출전을 기록해 놓고, 난해한 곳에는 해설을 덧붙여 두었다. 한국 신화를 읽고 싶은 사람, 또 한일 양국의 신화를 비교하며 그것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 입문서 역할은 충분히 해낼 것으로 믿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