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3년 세종시(구, 공주) 출생.
보문고, 숭전대, 숭실대 등에서 수학. 문학박사.
『삶의문학』 제5호에 「시와 상실의식 혹은 근대화」(1983)를 발표하며 평론가로, 『창작과비평』 신작시집 『마침내 시인이여』(1984)에 「좋은 세상」 외 6편을 발표하며 시인으로 등단.
시집 『봄바람, 은여우』 『생활』 『걸어 다니는 별』 등 12권, 평론집 『시와 깨달음의 형식』 『시의 깊이, 정신의 깊이』 등 5권, 시선집 『초식동물의 피』 『초록잎새들』 등 4권, 시론집 『화두 또는 호기심』 『풍경과 존재의 변증법』 등이 있음. 기타 공저 및 편저 다수.
(사)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 부이사장, 충남시인협회 회장 등 역임. 문예지 『삶의문학』 『문학과비평』 『시와상상』 『시와사람』 『불교문예』 『시와인식』 『시와시』 『시와표현』 등의 발간에 앞장서 왔음.
현재, 광주대학교 명예교수, 대전문학관 관장, 국립한국문학관 이사, 세종마루시낭독회 회장 등으로 일하고 있음.
자연은 섬세하고 다양한 문양이다.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며 세상에 많은 자취와 흔적을 남긴다. 이때의 자취와 흔적을 이미지라고 불러도 좋으리라.
자연이 만드는 이미지는 일종의 기호이고 문자이다. 이때의 기호와 문자는 즐거운 콧노래를 담기도 하고, 서러운 웅얼거림을 담기도 한다. 지금은 고통의 신음을 압축하고 있어 세상을 아프게 하지만.
바뀌고 변하는 자연이 만드는 기호와 문자…… 이때의 기호와 문자를 바로 읽는 일이 시인의 임무이다. 물론 이들 기호와 문자를 바로 읽는 일은 어렵고 힘들다. 신호이기도 하고 암호이기도 한 자연의 언어…….
자연의 언어는 신의 언어이다. 신의 언어는 진리의 언어이다. 진리의 언어를 바로 읽으려면 신의 눈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자연의 질서와 혼돈을 읽을 수 있다. 자연의 질서와 혼돈은 크고도 작아 쉽게 포착되지 않는다.
자연의 언어에는 삶의 언어도 포함되어 있다. 삶의 문양이 만드는 진리들…… 이 시집에는 삶의 문양이 만드는 진리들에 대한 독해도 들어 있다.
세상에 나온 지 60년, 시단에 나온 지 30년이다. 하지만 마음은 아직 한여름의 초록 숲길을 걷고 있다. 물론 머잖아 내게도 풍성한 가을의 들판이 펼쳐지리라, 나뭇가지 앙상한 겨울의 숲이 찾아오리라.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내게 무슨 다른 길이 있나? 순수하고, 정직하고, 진실한 마음으로 죽음의 벼랑에 이를 때까지 시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