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재의 윤리를 추천하는 이유
무엇인가를 판단한다는 단순한 행위는 지금 우리에게 가장 결정적으로 불가능한 일처럼 보인다. 우리를 둘러싼 세계는 너무도 급격히 변화하고 정보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쏟아지며 알려진 거의 모든 가치가 해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재의 윤리』는 바로 그런 상황에서 가능한 윤리를 다룬다. 이 윤리는 나를 윤리적인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데에 소모되지 않으며, 기준 없음에 대항하지만 본래 지니고 있던 기준의 완전한 포기와 더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이러한 윤리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이 시대가 ‘나’의 중요성을 얼마나 강조하든 간에, 나는 우리가 배워야 할 모든 것이 결국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되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