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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2025
  • 티핑 포인트의 설계자들
    말콤 글래드웰 (지은이), 김태훈 (옮긴이) | 비즈니스북스 | 2025년 2월 "트렌드는 계획된 미래다"

    25년 전, 말콤 글래드웰은 <티핑 포인트>를 통해 작은 변화가 어떻게 엄청난 흐름을 만들어내는지를 설명하며 사회적 전염의 법칙을 밝혀냈다. 그리고 지금, 그는 다시 한번 ‘티핑 포인트’를 이야기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세상은 변했지만, 어떤 변화는 의도적으로 설계된다는 사실이 분명해졌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우리가 무엇을 보고, 무엇을 믿으며, 어떤 행동을 하게 될지를 조종하고 있다. 과거에는 유행이 자연스럽게 확산되는 것으로 여겨졌다면, 이제는 ‘설계자들’이 등장하여 특정한 흐름을 전략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말콤 글래드웰은 이번 책에서 그들이 누구이며, 어떤 방식으로 세상을 움직이는지를 파헤친다.

    <티핑 포인트의 설계자들>은 사회적 전염을 촉진하는 숨은 기술을 해부한다. 그는 범죄를 수사하기 위해 '감식'을 하듯이 다양한 순간들을 감식하여, 대중의 행동을 지배하는 트렌드를 만드는 설계자의 비밀을 찾아낸다. 기존의 법칙과 아울러, 25년 만에 변화된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통찰로 세 가지 법칙이 추가되었는데, ‘오버스토리’, ‘슈퍼전파자’, ‘매직 서드’가 그것이다.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만들어낸 트렌드는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말콤 글래드웰은 ‘전염’을 이해하는 것이 곧 세상을 이해하는 열쇠가 된다고 주장한다. 시대를 꿰뚫는 날카로운 통찰과 흡입력 있는 스토리텔링으로 가득한 이 책은, 우리가 트렌드의 흐름 속에서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주도적인 위치에 설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 흰 고래의 흼에 대하여
    홍한별 (지은이) | 위고 | 2025년 2월 "번역이라는 불가능에 대하여"

    클레어 키건, 수전 손택, 시그리드 누네즈, 버지니아 울프, 조앤 디디온... 기라성 같은 작가들의 번역가 홍한별은 20여 년 동안 100여 권 넘는 책을 번역해온 베테랑이다. 베테랑 직업인을 생각할 때 그려지는 이미지가 있다. 치열한 고뇌를 들키지 않는 자연스러움이나 매끄러움 같은 것이랄까, 오랜 세월 담금질 당한 사람 특유의 달관 같은 것. 그가 번역에 관한 에세이를 썼다고 했을 때, 그의 글에서도 그런 묵묵한 매끄러움이 담겨 있으려니 했다. 그러나 이 책에서 마주한 것은 의외로 그가 긴 세월 해온 작업의 불가능성에 대한 이야기였다. 좀체 손에 잡히지 않는 번역이라는 대상에 대하여. 그가 아름답게 토해내는 번역의 모호함에 대해 읽으며 그간 번역이라는 일이 어떤 막막함을 품고 있는지 생각해 본 적도 없음을 깨달았다.

    해보지 않은 이들은 생각해 본 적도 없는 이 막막함을 설명하기 위해 홍한별은 <모비딕>에서의 흰 고래 묘사를 은유로 활용한다. 나의 언어로 닿을 수 없는 원본에 대한 설명, 덧칠로 완성 불가능한 흰색... 그리고 그는 바벨탑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베니스의 상인> 등 수많은 텍스트들 사이를 건너가며 번역을 설명하고 비유하고 해부한다. 오랜 시간 동안 언어와 사투하며 마주한 벽들에 관해 쌓아온 생각들이 푹 익은 채 이어진다. 실재와 언어와 문장과 책의 우주, 그 깊은 어딘가에서 고뇌하고 좌절하며 무언가를 살려내는 이야기를 읽다보면 어떻게 지금까지 번역가의 세계가 그다지 주목받지 않았던가 의아해진다. 그간 읽어온 책들, 저자 이름 옆에 박혀있던 이름들을 왠지 아련한 마음으로 하나하나 떠올려보게 된다.

  • 사과를 그리는 100가지 방법
    박이도 (지은이) | 단추 | 2025년 1월 "나만의 사과를 그리는 법"

    현대미술 작가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박이도 작가는 어느 날 미술관에서 열린 특강에서 한 중학생을 만난다. 그 중학생은 박이도 작가에게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작가는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하는 일이 '죄송'까지 해야 하는 일이라는 것에 충격을 받았고 어째서 그림 그리는 일이 어려운 일이 되었는지 고민하기 시작한다.

    고백하건대 백지를 주며 집을 그려보세요, 나무를 그려보세요, 사람을 그려보세요라는 말을 들으면 3세 아동이 그릴 법한 집과 나무와 사람을 그린다. 가정통신문에 "색칠을 대충 합니다."라는 말까지 들어보았던 터라 그림 그리기는 솔직히 내게 무서운 일 중 하나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걸 그대로 구현하지 못한다는 건 답답한 일이지만 이미 나는 그림을 '못' 그리는 사람이기에 자포자기하고 만다. 아마 나도 예술가 앞에 그림을 내놓는 일이 발생한다면 죄송하다고 말할 것 같다.

    작가는 그림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보편적인 사물 사과를 그려보자 제안하며 100가지의 이색적인 방법을 보여준다. 꼭지로만 그린 사과, 잎으로만 그린 사과, 그림자만 있는 사과...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도 다양해지고 4B 연필을 쥐어 보고 싶다. 100개에 포함되지 않은 더욱 특이한 여러분 만의 사과를 그려보자.

  • 느리게 가는 마음
    윤성희 (지은이) | 창비 | 2025년 2월 "윤성희 소설처럼, 느리게 봄"

    <날마다 만우절>(2021년 출간, 동인문학상 수상작) 이후 4년 만에 출간된 윤성희 소설집. 이른 봄에 내리는 눈처럼 삶이란 갑작스럽다. 가게는 망하고, 사람은 아프고, 사고로 죽고, 부모는 이혼하고 그러면서 삶이 터덜터덜 굴러가는데 기념일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찾아온다. 소설 속 인물들은 자주 생일과 기일을 마주친다. 진짜 생일일 때도 있고, 가짜 생일일 때도 있고, 친구 생일일 때도, 모르는 사람의 생일일 때도 있다. 기념일을 맞아 작은 파티를 하는 순간 시간이 느려지고, 인물들은 그렇게 생의 다음 장으로 넘어간다.

    노부부의 발걸음에 맞춰 숨을 쉬어보니 천천히 흘러가는 세상에 갇힌 기분이 들었다. 지금 재생 속도는 0.25배야. (249쪽, <보통의 속도>)

    유튜브 주식 강의를 1.5배로 설정하고 보는 세상의 속도에서 이 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대체로 튕겨져 나왔다. 이들이 화가 날 때 하는 일은 평행봉 선수가 되는 상상을 하기,(<타임캡슐>) 죽고 싶어질까 봐 하는 일은 짝짝이 양말 신고 등교하기, (<자장가>) 외로울 때 하는 일은 엄지손가락을 입술에 대고 바람 불어보기(<보통의 속도>)이다. 긴 문단이 유려하게 흐르며 이렇듯 실없는 장면들이 반복되는데, 이 싱거운 리듬이 자꾸 떠오르고 이윽고 슬퍼지는 신비로움이 윤성희 소설의 맛이다. 평행봉 선수처럼 눈을 감고 이 소설의 장면을 생각하다보면 어느새 피식 웃게 되고, 그렇게 삶이 조금 느리게 흐른다. 좋은 소설을 만난 소설 독자에겐 오늘이 생일이다.

3.72025
  • 봄밤의 모든 것
    백수린 (지은이)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2월 "그 봄밤의 밀도와 향기만큼은"

    <눈부신 안부>, <여름의 빌라> 백수린 네번째 소설집. 백수린의 소설 속 여성들은 빛에 홀려 빛을 따라 걷는다. 서술자는 단정하고 고요한 문장으로 내면의 소용돌이를 포착한다. 이 포착을 위해 백수린의 소설이 사용하는 방식은 최대한 정확하게 장면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수록작 <아주 환한 날들>에서 손녀가 맡기고 간 '앵무새를 목련 송이처럼, 조금만 힘을 주면 망가지는 봄날의 목련 송이처럼' (32쪽) 손바닥에 담는 순간 자기 규칙 대로만 살아온 노년 여성의 마음엔 목련 송이처럼 무언가가 내려앉을 것이고, <빛이 다가올 때>에서 눈이 보이지 않는 이모와 산책을 하며 언니가 '사방이 믿을 수 없을 만큼 환하고, 온통 부드러운 흰빛이라고. 눈 위로 떨어져 내리는 햇살은 아주 연한 노란색이라고'(69쪽) 묘사하는 순간 두 사람의 걸음에도 부드러운 흰빛이 쏟아졌을 것이다. 백수린의 소설을 읽으면 이렇듯 화사한 묘사가 읽는 사람의 손 끝에도 빛처럼 내려앉는 것 같다.

    봄밤을 서성이며 백수린의 소설을 읽었다. 책을 받아든 후 일주일 동안 자기 전에 한두 편씩 수록작을 읽었는데, 소설 한 편을 마무리한 후엔 잠시 멈추어둔 채로 소설의 장면들을 상상했다. 개가 튀어오르는 장면, 비둘기가 날아오르는 장면을 떠올리던 어떤 밤엔 때론 뒤늦은 눈이 왔고, 때론 밤산책에 걸맞게 온도가 적절했다. 다음 봄밤에도 이 장면들과 그때의 마음을 기억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소설이 마음 속에서 계속되었다.

    눈이 쌓인 장면이 자주 등장하는 소설집을 봄이라는 제목으로 감싼 것을 두고 백수린은 작가의 말에 이렇게 적었다. '우리의 삶이, 이 세계가, 겨울의 한복판이라도 우리는 봄을 기다리기로 선택할 수 있다고. 봄이 온다고 믿기로 선택할 수 있다고.' (266쪽) 이 소설을 읽는 동안 그 믿음이 내게도 번져와 백수린 소설의 독자인 나 역시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럼에도 또다시. 이럴 때일수록 이 봄엔 희망에 대해 조금 더 말하고 싶다.'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215쪽)는 소설의 믿음이 독자에게 번지길 고대하며 이 책을 독자의 봄밤 곁에 놓아본다.

  • 삶이라는 완벽한 농담
    이경규 (지은이) | 쌤앤파커스 | 2025년 3월 "이경규, 그가 삶을 사랑하는 방법"

    양심냉장고, 몰래카메라, 마이 리틀 텔레비전, 남자의 자격, 도시 어부... 코미디언 이경규 하면 누구나 떠올릴만한, 대한민국의 대표 프로그램들이다. 그의 방송은 1990년대부터 2025년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말만 현역이 아닌, 진짜 제대로 된 현역 방송인인 셈이다. '예능 대부' 이경규는 어떤 삶을 살아왔으며 어떤 삶을 꿈꾸는가? 대한민국의 대표 코미디언, 평생 현역 이경규의 삶이 이 책 안에 빼곡히 들어 있다.

    책은 단순한 회고록이 아니라, 살아오면서 겪은 실패와 성공, 그리고 그 과정에서 터득한 인생의 지혜를 담백하게 풀어낸다. 익살스러운 문체 속에서도 깊은 성찰이 녹아 있으며, 특히 유머를 통해 삶의 무게를 덜어내는 태도가 인상적이다. 마치 한 편의 토크쇼를 보듯 편안하게 읽히면서도, 문득문득 가슴을 울리는 문장이 등장해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가도 어느새 진지한 깨달음을 얻게 되는 독특한 매력을 지닌 이 책처럼, 그의 삶이 완벽히 녹아 있어 독특한 개성이 있는 그의 코미디도 더 많은 이들에게 더 각별히 사랑받길 바라본다.

  • 꼭 그런 건 아니야
    매튜 맥커너히 (지은이), 르네 쿠릴라 (그림), 황석희 (옮긴이) | 서삼독 | 2025년 2월 "이 세상에 '정답'은 없다"

    이 책은 아이가 유치원과 학교에서 좌절을 겪을 때, 양육자가 어떻게 위로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심어줄지 조언하는 그림책이다. 정답이라고 알려진 뻔한 이야기를 제시하기보다, 아이가 경험을 받아들이는 유연한 시각을 길러주며, “남들이 말한다고 꼭 따라야 하는 것도 아니고, 착하다고 늘 참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배우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매튜 맥커너히가 자신의 세 아이를 위해 쓴 이 책은, 출간 즉시 아마존 유아·어린이책 1위에 올랐다. 일러스트레이터 르네 쿠릴라는 글과 어우러지는 그림을 재치있게 그려 음미하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겁이 많은 양육자와 어린이에게 유익한 가르침을 주는 그림책.

  • 이상한 집 2
    우케쓰 (지은이), 김은모 (옮긴이) | 리드비 | 2025년 2월 "11장의 평면도에 숨겨진 섬뜩한 비밀"

    기묘한 평면도 한 장을 바탕으로 그 집이 지어진 이유와 거기서 일어난 무서운 일에 대한 충격적인 부동산 괴담 <이상한 집>의 출간 이후, 저자 우케쓰는 일본 전역에서 ‘집’과 관련한 수많은 제보를 받는다. 어디로도 통하지 않는 복도, 움직이는 벽, 갑자기 사라져 버린 방…. 이상한 집들이 상상 이상으로 전국에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저자는 이상한 집들에 대한 제보를 쫓아 전국을 누빈다. 그리고 그렇게 수집한 이야기들을 살펴보는 가운데 어딘가 수상한 위화감을 느낀다. 11개의 평면도, 그리고 그에 얽힌 11개의 이야기. 서로 전혀 관계없어 보이던 것들 사이의 희미한 연결점을 더듬어 도착한 끝에는, 상상 이상으로 섬뜩한 비밀이 숨겨져 있다.

    평범한 평면도만으로 엄청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며 ‘부동산 미스터리’라는 신기원을 연 <이상한 집>, 그 두 번째 이야기. 전작보다 두 배 이상 많아진 분량, 더 다양한 평면도, 교묘하게 감춰진 비밀과 섬뜩한 수수께끼까지, 작가의 성장을 확실하게 보여 준 이 작품은 2025년 일본 종합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누구에게나 안전한 공간으로 여겨지는 ‘집’, 그 안에 숨겨진 소름 끼치는 비밀을 ‘평면도’라는 시각적 이미지로 풀어내 뛰어난 가독성과 생생한 공포를 이끌어내는 놀라운 책. 저자는 책 서두에서 “꼭 추리하면서 읽어 보길 바란다.”고 말한다. 11장의 평면도는 독자 모두에게 숨김없이 공개되어 있으니, 이상한 집에 얽힌 미스터리에 정면으로 도전해 보기를 권한다.

3.112025
  • 화가들의 꽃
    앵거스 하일랜드, 켄드라 윌슨 (지은이), 안진이 (옮긴이) | 푸른숲 | 2025년 3월 "명화 속에 핀 108가지 꽃 이야기"

    예술가 48인의 꽃에 대한 생생한 탄성이 담긴 꽃 화보집이다. 강렬한 화풍의 마티스가 그린 온화한 꽃 그림부터 몬드리안의 정적이면서도 극적으로 보이는 화병, 인상파 서양화가에 영향을 끼친 하세가와 게이카의 거미와 닮은 국화, 가위질로 3차원의 꽃을 표현한 종이 오림 기법의 그림까지. 책은 꽃의 조형적 구조가 주는 율동감을 자신만의 독창적인 스타일로 캔버스에 실은 화가들의 다채로운 이야기와 108점의 그림을 친절한 해설과 함께 담았다.

    시대를 불문하고 '꽃'은 화가들의 새로운 공정 기법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그 자리에 멈춰준 가장 섬세하고 완벽한 피사체임을 드러낸다. 겨울 햇빛을 좇아 높게 솟은 꽃부터 까만 밤 달빛 사이로 하얗게 빛을 내는 꽃까지 어느 한 시대, 순간에 꽃을 바라보았던 작가들의 시간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 이어진다. 작가마다 고유의 방식으로 그려진 꽃들은 책장을 넘길 때마다 그 색채를 뽐내며 마지막에는 매혹적인 향기를 코끝에 남기는 듯하다. 이 계절 당신의 마음을 밝혀줄 생명의 기쁨이 담긴 책을 만나보자.

  • 일하는 사장의 생각
    양지삼 (지은이) | 북스톤 | 2025년 3월 "브랜드는 하루아침에 안 된다"

    나는 어떤 일이든 누군가에게 맡길 때 내가 먼저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누군가에게 일을 맡기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느껴진다. 누군가에게 업무를 전달할 때에도 마찬가지다. 나는 직접 해본 후에 그 결과를 어느 정도 예상하며 일을 맡긴다. 그래야만 업무 진행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겼을 때 빠르게 해결할 수 있고, 효과적으로 팀을 이끌 수 있다고 믿는다. 이러한 생각은 어떤 일에 임하든 내 철학이자, 일하는 방식의 핵심이다. 여기 직원으로 시작해 회사의 대표에 이르렀지만 아직 '사장'이란 이름으로 일하는 한 사람이 있다.

    <일하는 사장의 생각>은 식당 직원에서 시작해 연 매출 400억 원의 브랜드를 만든 청기와타운 대표 양지삼의 현실적인 조언이 담긴 책이다. 이 책은 단순한 창업 지침서가 아니라, 실제로 사업을 운영하면서 겪은 문제들과 그 해결 과정, 그리고 지속 가능한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법을 생생하게 기록했다. 저자는 창업 후 맞닥뜨린 첫 번째 위기 극복법, 고객을 확보하는 과정, 핵심 직원을 양성하는 방법 등을 상세히 풀어놓는다. 또한, 단순한 성공론이 아닌 '살아남기 위한 조언'을 제공하며, 장사는 버티는 것이 아니라 매일 개선해 나가는 과정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장사 체력을 키우고, 브랜드의 정체성을 찾아가며, 직원과 함께 성장하는 조직을 만드는 모든 과정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이 모든 것은 처음엔 직원이었고, 지금도 '사장'이란 이름으로 일하는 직원이기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이 책을 읽으면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현재 자신의 사업을 운영 중인 사장님들에게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매출을 올리는 법이 아니라, 위기를 극복하고 꾸준히 성장하는 사장이 되는 법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사업을 오래 지속하고 싶다면, 그리고 조직을 탄탄하게 만들고 싶다면 당신의 책장에 꼭 있어야 할 책이다.

  • 자살의 연구
    앨 앨버레즈 (지은이), 최승자, 황은주 (옮긴이) | 을유문화사 | 2025년 3월 "국내 최초의 정식 완역판"

    책은 실비아 플라스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앨 앨버레즈는 그의 동료였다. 실비아 플라스는 '비극적으로 자살한 예술가'의 대표격으로 소환되며 삶을 마감한 순간의 자극적인 이미지로 끝없이 회자되지만 앨버레즈는 그의 죽음에서 단편적 이미지 너머의 이야기들을 발굴한다. 실비아 플라스의 삶과 시에 죽음이 어떻게 방문했는지, 그의 문학적 천재성과 자살이 어떻게 엮여 있었는지 과감한 추측을 하며 책은 자살 연구의 막을 올린다.

    앨버레즈는 자살을 숭상하거나 매도하지 않고 분석한다. 자살은 시대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어 왔다. 그는 죽음과 자살에 대한 사회적 반응의 변화를 역사적으로 훑는다. 그리고 예술가들과 자살에 관한 이야기를 엮어 들려준다. 저자가 쓴 것처럼 "죽음은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이지만 우리를 솔깃하게 한다." 역사 속 예술가들의 자기 파괴에 관한 내용은 금기된 이야기 특유의 흡입력을 가지고 있다. 출간 이후 40년 이상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괴리감 없이 읽히는 책이다.

  • 위기 탈출 도감 2
    스즈키 노리타케 (지은이), 권남희 (옮긴이) | 이아소 | 2025년 3월 "위기투성이 일상을 재치 있게 담은 그림책"

    188만 부를 돌파한 <위기 탈출 도감> 시리즈가 1권보다 더욱 진화한 2권으로 다시 돌아왔다. 세상을 살다 보면 만나는 위기의 순간들 중,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사례들만 쏙쏙 골라 담았다. 그뿐만 아니라, 여러 위기 상황에서 어떤 감정이 강하게 생기는지 한눈에 보여주는 '위기 감정 그래프'를 새로 도입했다.

    선생님을 엄마라고 불렀다, 핫도그가 빙빙 돌아 케첩을 흘려버렸다, 모르는 사람의 손을 잡았다, 옷을 앞뒤 거꾸로 입었다, 옷을 뒤집어 입었다, 케이크가 쓰러져서 딸기까지 굴러떨어졌다, 동물과 대화하는 모습을 들켜버렸다...

    1부터 100까지의 위기 수준별 상황들을 재치 있게 그려내어 아이와 어른이 함께 공감하며 즐길 수 있다. 일상과 매우 밀접한 위기 상황들이어서 "이런 일이 있었지!" 고개를 끄덕이며 빠져 읽게 된다. 소소한 멘트, 얼굴 표정까지도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만드는, 유쾌한 그림책이다.